열린연구실
"과학이 예술이 될 때”, 이화여자대학교 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을 찾아간다.
이화여자대학교 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
- 탐방연구실 이화여자대학교 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
- 글 작성 퀀텀웨이브 학생 기자단 : 이성빈 (서울대학교) / 박성근 (고려대학교) / 김한결 (광운대학교) / 박연수 (연세대학교) / 이정우 (한국과학기술원)
이화여자대학교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최첨단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Center for Quantum Nanoscience, QNS)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센터는 나노미터 수준, 더 나아가 단일 원자 단위의 세계를 탐구하며, 양자역학의 원리를 실제 기술에 접목하려는 야심 찬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연구단의 단장은 나노 과학 및 원자 조작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과학자인 안드레아스 하인리히(Andreas Heinrich) 교수로, 과거 IBM에서 STM(주사터널링현미경, 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을 활용하여 원자를 하나씩 옮겨 그림을 그리거나 게임을 구현하는 퍼포먼스 등은 세계 과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QNS는 단순히 과학적 호기심을 넘어서, 미래의 양자정보기술(Quantum Information Technology)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원자를 이미징하고 재배열하는 연구는 단순한 ‘보여주기’에 그치지 않고, 양자 상태의 정밀한 제어와 측정을 기반으로 STM 팁 끝에 단일 분자를 붙여 자기장과 전기장을 서브-옹스트롬 정확도로 측정하는 양자 센싱 기술과 다중 전자 스핀 큐비트를 성공적으로 조작하는 STM 기반 다중 큐비트 플랫폼과 ESR을 접목한 원자/분자 큐비트의 단일-다중 논리 게이트 등 향후 양자컴퓨팅, 고감도 양자 센서 기술의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화여대에 위치한 QNS는 국내외 석학들과의 협력 속에서 세계적 연구 성과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젊은 과학자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실험 환경과 연구 기회를 제공하며, 차세대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나아가 국제적인 연구자들이 활발히 교류하는 장이기도 하며, 예술과 접목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장이기도 합니다. 기술과 예술, 과학과 사람 사이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QNS의 연구자들의 도전과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입니다.
원자 세계를 탐험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곳 - 바로 이화여대의 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입니다.
QNS 장원준 박사, Advanced STM for quantum material Team Leader
이런 다양성은 연구 방식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연구단의 삶의 방식과 조직 문화 역시 구성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갑니다. 실험실 안에서 원활한 소통과 협업을 위해, 연구자들은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모아 ‘QNS Culture’라는 가치 기반의 약속을 스스로 정립했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환경 속에서, 공동의 과학적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은 글로벌 과학 협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구성원 스스로가 정한 핵심 QNS Culture 액자 속 ‘Responsible’ 문구가 눈에 띄는 모습
한국 최초 큐비트 플랫폼 구축과 원자 단위 양자 제어로 'Outstanding' 평가 획득
최근 QNS는 IBS 본원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Outstanding’ 평가를 받았습니다. 3년마다 시행되는 이 평가는 연구단의 연구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로, 이번 평가를 통해 앞으로 6년간 현재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QNS는 논문의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가 다른 연구단과 비슷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 틀에 얽매이지 않고 독창적이며 도전적인 연구를 꾸준히 이어온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연구단이 한국 최초 새로운 접근 방식의 큐비트 플랫폼 구축과 원자 단위 양자 제어, 이를 위한 연구 장비를 직접 제작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들이 이번 성과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특히 기존의 주사터널링현미경(STM, Scanning Tunneling Microscope)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RF 신호를 STM에 더한 ESR (Electron Spin Resonance) STM 시스템을 자체 개발했습니다. 현재는 STM과 광학 실험법을 결합한 새로운 실험 플랫폼을 구축 중이며, 이를 통해 원자 수준에서 양자 상태를 조작하는 새로운 물리 실험의 장을 열고 있습니다.
BOB system: mK ESR(electron spin resonance) STM
이러한 실험 기술의 진보는 단순한 장비 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세계적인 연구 성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QNS의 STM 기반 스핀 큐비트 플랫폼은 2023년 Science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양자 정보 기술 연구가 초전도체, 이온트랩, 광자 큐비트 기반에 집중되어 있는 것과 달리, QNS는 STM과 물질 표면 원자를 기반으로 한 독창적인 방식으로 큐비트를 구현했으며, 단일 원자 큐비트 제어를 넘어 다수 원자 큐비트 제어와 양자 게이트 구현에 성공하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시작된 큐비트 플랫폼은 없었기에, 저희가 ‘새로운 방식의 큐비트 플랫폼’을 개발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QNS는 Nature Nanotechnology에 발표한 또 다른 연구를 통해, 단일 원자의 전기쌍극자 모멘트와 자기쌍극자 모멘트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양자 센서 분야에서는 AFM(Atomic Force Microscopy)과 다이아몬드 내 스핀 점 결함을 결합한 방식이 높은 자기장 측정 민감도로 주목받고 있지만, 수십 나노미터 수준의 공간 분해능으로 인해 원자 단위 측정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QNS의 이번 연구는 이 한계를 넘어 1 nm 이하의 원자 수준 공간 분해능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QNS의 궁극적인 목표는 양자역학의 본질을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 실험적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연구단은 표면 위 단일 스핀 원자를 실험 대상으로 삼아, 원자 단위에서 완벽한 제어성과 재현성을 지닌 양자 시스템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큐비트의 수를 늘리는 기술적 실용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기 보다는, ‘큐비트 간 상호작용 과정에서 나타나는 근본적인 양자 현상들’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연구자들이 큐비트의 결과적 활용에 집중해왔다면, QNS는 그 과정 속에 놓쳐왔던 기초적인 물리 현상과 원리를 탐구하며 새로운 과학적 통찰을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양자나노과학 연구에서 원자 단위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기술이 크게 주목받고 있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장원준 박사는 이 기술의 진정한 의미는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있다"고 강조합니다.
“지금 원자를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이걸 바탕으로 이야기꾼들은 ‘원자를 움직여서 이런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스토리를 쓸 것이고, 그 문화를 습득한 다음 세대는 그것을 기반으로 미래를 설계하겠죠. 지금은 비록 실생활에서 당장 쓸 수 있는 기술은 아닐지라도, 이 한 가지 사실이 사회 전체에 굉장히 큰 파장을 줄 수 있습니다.”
“양자의 감동, 예술로 말하다”
QNS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는 ‘과학과 예술의 만남’입니다. 센터 내부에는 상주 예술가가 있으며, 과학자와 예술가가 함께 세미나를 열고 영감을 나누며, 양자에서 느낀 감각을 예술로 표현하는 행사 ‘미술 공모전 (Art Contest)’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습니다.
STM 이미지 기반 양자 세계의 예술적 표현
양자 세계를 표현한 초등학생 미술공모전 작품 수상작
센터 라운지 한쪽 벽면에는 초등학생들이 양자 세계를 상상하며 그린 미술 공모전 수상작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원자 단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자유롭게 상상하고 표현한 작품들은, 앞서 언급된 “가능성을 상상하게 할 수 있다”는 말과 깊이 맞닿아 있습니다. 원자를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이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게 만든 것입니다.
QNS는 이처럼 생각의 전환과 사고의 융합이 연구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핵심 동력임을 믿고 있으며, 과학과 예술이 만나 창조적인 혁신을 실현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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