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큐레이션
A manufacturable platform for photonic quantum computing
광기반 양자 컴퓨팅 소자 기술
- 저자 PsiQuantum Team
- 저널 Nature
- 게재일 2025-02-26
- DOI 10.1038/s41586-025-08820-7
KEY SUMMARY
광기반 범용 양자컴퓨팅 제작을 위해서는 측정 기반 프로토콜을 수행할 네 가지 요소 기술들 – 단일 광자 광원, 고속 광스위치, 단일 광자 검출기, 양자 메모리 – 이 필수적이며, 또한 이들이 고품질을 유지한 채 대량으로 생산될 수 있어야 한다.미국 양자컴퓨팅 스타트업 PsiQuantum 은 세계적 파운드리 기업인 GlobalFoundries 와 협업하여 이러한 요구 조건의 핵심 성능을 만족하는 하드웨어 기술을 선보였다.
그림 출처 Nature 641, 876 (2025)
광기반 양자 컴퓨팅 소자 기술
범용 양자 컴퓨터를 제작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현재 기준 초전도 큐비트 방식에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투자가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나, 이외에도 다수의 하드웨어 기술이 살아남아 경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를 구성하는 재료가 다를 경우, 이를 업계에서는 모달리티 (modality) 라는 용어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재 범용 양자컴퓨팅 제작에는 5-6개의 모달리티들이 각자의 장점을 표방하며 경쟁적으로 개발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 중 광기반 양자컴퓨팅 기술은 여러 모로 흥미로운 접근법입니다. 다른 모달리티와는 획기적으로 다른 특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광자 기반을 제외한 모든 모달리티는 게이트 기반 양자컴퓨팅이라는 아키텍처를 활용합니다. 아키텍처라함은 연산에 이용되는 논리 구조를 뜻합니다. 하지만 광기반 방식의 경우 빛 신호의 고유한 특성으로 인해 측정 기반 연산이라는 다소 특수한 접근법을 사용합니다.
측정 기반 방식은 비교적 널리 알려진 양자 텔레포테이션 프로토콜과 매우 흡사합니다. 미세한 차이를 제외하고 대체적인 하드웨어 동작 내용만 본다면 완전히 똑같습니다. 양자 정보를 측정하여 디지털 정보를 얻어낸 후, 디코더를 통해 이를 해석하고, 그 결과에 기반한 양자 게이트를 가해줍니다. 이러한 동작을 계속해서 반복해 줄 수 있다면 범용 양자 연산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연산이 가능함은 이미 2,000년도에 발명되었으나, 현재까지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술은 부분적으로만 제시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2025년에 발표된 PsiQuantum 연구진의 논문을 통해 측정 기반 양자 연산에 필요한 모든 구성 요소가 대량 생산이 가능한 기술임이 대부분 증명되었습니다.
핵심은 대량 생산
논문의 저자인 PsiQuantum 팀은 회사의 설립 시점인 2,016년부터 일관되게 실리콘 포톤닉스 기술을 추구해 왔고, 이번 논문을 통해 그 간의 축적된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왜 굳이 실리콘 포토닉스를 쓸까요? 이는 광기반 양자컴퓨터 제작을 위해서는 반드시 대량의 광소자를 양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대량 자원 필요성은 광자의 특성으로 인해 발생하며, 여기서 말하는 대량은 100 - 1,000 개 수준의 광소자 개수가 아닙니다. 하나의 소자를 적어도 백 만개 이상, 많게는 수십 억 개 이상을 설계한 대로 생산할 수 있는 경우를 이야기 합니다.
PsiQuantum 사에서 제작한 집적 실리콘 양자광학칩 웨이퍼 사진
(그림 출처 Nature 641, 876 (2025))
100 - 1,000 개 큐비트를 이야기하는 시대에 백만개에서 수 십 억이라는 숫자를 들으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현대 반도체 기술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이는 그리 놀라운 숫자는 아닙니다. 2025년 현재 생산되는 반도체 칩의 경우 1개당 내부에 수 천 억 개의 트랜지스터 보유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트랜지스터와 광소자를 같은 잣대로 비교할 수 는 없지만, 인류가 가진 최고의 기술이 이러한 수준의 복잡성을 가진 시스템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기존의 반도체 공정 기술을 조금만 변형하여 적용하면 실리콘 포토닉스 칩을 생산할 수 있고, 생산 기술의 뿌리가 서로 같기 때문에 실리콘 포토닉스 또한 매우 복잡한 수준으로 진화 가능하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PsiQuantum 창업자들은 이러한 비전을 바탕으로 회사를 시작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구성 부품: 4개의 광소자
PsiQuantum 사에서 제작한 집적 실리콘 양자광학칩 웨이퍼 사진
(그림 출처 Nature 641, 876 (2025))
광기반 양자컴퓨터의 측정 기반 프로토콜을 수행하기 위한 구성 소자는 대략 5종류입니다. 단일 광자 광원, 고속 광스위치, 광지연선, 단일 광자 검출기, 그리고 반도체입니다. 논문에서는 전자 기술인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4종의 광소자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우선 티탄산 바륨(BTO, Barium titanate)이라는 물질을 활용한 광스위치입니다. BTO 를 선택한 이유는 저손실, 고속, 저전력, 대량 생산이라는 다수의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BTO가 유일한 물질이라 할 수 는 없지만 가장 가능성 높은 후보 중 하나임은 분명합니다. 논문 내용 뿐 아니라 다수의 언론 홍보를 통해 PsiQuantum 은 세계 최고의 BTO 스위치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이 알려져 있습니다.
두 번 째로는 광검출기입니다. PsiQuantum 은 초전도나노선 단일광자 검출기 (SNSPD, superconducting nanowire single photon detector) 라는 특수 단일광자 검출 기술을 사용합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초전도 물질 때문에 해당 기술은 극저온을 필요로 합니다. 하지만 왜 굳이 까다로운 극저온 환경이 요구되는 기술을 사용할까요? 이는 SNSPD 가 검출 효율 등 다수의 성능치에 있어서 압도적으로 뛰어난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극저온이라는 비싼 값을 치루고서라도 반드시 활용해야만 하는, 대체가 거의 불가능한 기술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단일 광자 검출기는 사실 여러 종류가 있는데, 왜 SNSPD가 대체하기 어려운 기술인지는 광기반 양자컴퓨팅의 요구 특성에 있습니다. 광기반 기술은 다른 모달리티와 다른 종류의 연산 오류를 극복해야 하는 고민을 안고 있는데, 바로 광손실이 이에 해당합니다. 전체 시스템이 매우 적은 광손실율을 담보할 때만 양자 오류 정정과 안정적인 연산이 가능합니다. 검출기의 측정 실패는 일반적인 광손실과 등가이기 때문에, 광기반 양자 컴퓨터에 활용되는 검출기는 거의 100%에 가까운 효율을 가져야 할 뿐 아니라 대량 생산의 형태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논문에서는 이러한 조건에 매우 근접했음을 실험 결과로 입증하고 있습니다.
세번째로 광지연선 입니다. 논문에서는 광지연선 자체를 소개하기 보다는 집적형태 도파로의 광손실 수치 및 광섬유-실리콘 포토닉스 칩 간 삽입 손실 수치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모든 수치가 현존하는 모든 실리콘 포토닉스 업계에서 가장 훌륭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왜 단일 모드 (SM, single-mode), 다중 모드 (MM, multi-mode), 그리고 광섬유 관련 수치를 모두 다 제시하는 것일까요? 이는 PsiQuantum 에서 활용하는 아키텍처랑 관련이 있습니다.
PsiQuantum 은 광섬유를 일종의 양자 메모리로 활용하는 인터리빙(interleaving) 이라는 특수 아키텍처를 핵심 기술로 활용하므로, 실리콘 포토닉스 칩과 광섬유간 저손실 광자 이동이 필수적입니다. 논문에서는 이를 100 mdB 내외라는 우수한 성능치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광섬유는 전체 컴퓨팅 설비의 일부에서만 고성능 메모리로 활용될 뿐, 나머지 양자컴퓨터의 대부분은 실리콘 포토닉스 칩 도파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칩 도파로는 광섬유만큼 우수한 저손실 성능을 가질 수는 없지만 광신호가 칩 밖을 출입할 필요가 없으므로 훨씬 더 활용성이 높습니다. 실리콘 포토닉스 도파로는 단면의 크기에 따라 제어는 간편하나 다소 손실이 높은 단일 모드 방식, 손실이 낮아 메모리로서 성능은 우수하나 제어가 까다로운 다중 모드 방식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논문에서는 이 두 도파로의 손실율을 별도로 측정하여 보고한 것입니다.
네 번째로 양자 광원입니다. 논문에서는 광자쌍 생성 방식의 양자 광원을 사용합니다. 광자쌍 생성 연구에는 유전체의 광학적 비선형성을 주로 활용하는데, 2차 비선형성 χ(2)를 이용하는 경우를 자발 매개 하향 변환 (SPDC, spontaneous parametric down-conversion), 3차 비선형성 χ(3)를 활용하는 경우를 자발 사광자 혼합 (SFWM, spontaneous four-wave mixing) 이라 부릅니다. 논문에서는 후자를 다양한 형태의 공진기를 통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SPDC 가 아닌 SFWM 을 활용하는 이유는 논문에서 활용하고 있는 실리콘, 실리콘 나이트라이드 등 물질이 일반적으로 2차가 아닌 3차 비선형성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자 컴퓨터의 연산에는 이렇게 SFWM을 통해 생산된 다수의 단일 광자 광원이 사용되는데, 논문에 언급된 것처럼 여러 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하므로 매우 까다롭습니다. 높은 생성률로 정해진 타이밍에 생산되어야 하며, 매우 많은 독립적 광원들이 양자역학적으로 구분 불가능한 (indistinguishable) 광자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주파수 도메인에서 높은 순수도를 가져야 합니다. 이 모든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PsiQuantum 사가 선택한 방식은 다수의 광자쌍 광원을 통합적으로 운용해 효율을 증대하는 다중화 예고 단일 광자 광원 (multiplexed heralded single-photon source) 입니다.
연구 그룹 소개 및 국내 연구 동향
광기반 양자 컴퓨팅의 미래
하드웨어 칩 스택이 갖춰진 만큼 광자를 활용한 측정 기반 양자 연산을 수행할 만반의 준비가 되었습니다. PsiQuantum 사에서 대형 양자컴퓨팅 시설 구축을 올해부터 시작한 만큼, 이미 측정 기반 연산이나 오류 정정 등 주요 기능 테스트를 내부적으로 실시 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 세계 최고의 양자 광집적회로 기술이 어디까지 양자정보처리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 보는 것, 이를 통해 기존의 게이트 기반 양자 연산 방식들과 어떤 차별성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실리콘 포토닉스 기반 양자 컴퓨팅을 위한 딘일 큐비트 생성과 측정 (Single-qubit state preparation and measurement (SPAM). 큐비트 연결성 확보, 이광자 양자 간섭과 fusion 의 구현 모식도 (그림 출처 Nature 641, 87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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